제주도에는 옛날부터 돌, 바람, 여자가 많은 곳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번 제주도 올레길 여행을 통해서 첫날에는 제주 올레길 15코스를 걸었는데 약 13Km 거리를 3시간 만에 주파를 하면서 제주도의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바람을 느끼며 자연이 선사해준 아름다운 모습들을 눈으로 몸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던 정말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두 번째 코스로는 제주공항으로 향하는 길이 나 있는 올레길 17코스를 전날과 마 친가지로 가방 하나 달랑 메고 올레길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지나가면서 방문했던 마을들도 많았고 인상 깊었던 경치들도 많았는데 특히나 재미있는 마을이 있어서 소개를 하려고 합니다.
제주도 한림읍 귀덕리 재미있는 조각품 마을
마을에 들어서면 신기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3개의 큰 조각 하르방이 맞이하고 있습니다.
보기에는 멋있고 재미있게 보이는데 어떤 사연들이 있는 하르방들인지 무척이나 궁금해지는 순간이라 하르방 옆에 설명을 한번 읽어 봤습니다.
세 개의 하르방 중 맨 왼쪽에 있는 이 하르방은 영등 하르방이라고 합니다.
영등 나라는 지구의 북쪽 끝 시베리아에 있는데 여기엔 추위와 함께 온갖 바람의 씨를 만드는 영등 하르방이 살고 있습니다. 제주에 영등이 들려면, 영등 하르방이 영등 바람의 씨를 만들어 할머니에게 내어주어야 합니다.
영등 하르방은 영등 2월 초하루 남방 국 제주를 찾아가는 영등 할머니의 바람 주머니에 오곡의 씨앗과 봄 꽃씨를 담아주는 신입니다.
맨 가운데 있는 하르방입니다.
영등 할머니는 육지의 해안 지방에서는 풍신(바람신)으로서의 개념이 강하지만 제주 지역에서는 해산물이나 농작물의 풍요로움을 가져다주는 풍 농신으로 더 알려진 신이라고 합니다.
맨 오른쪽에 있는 하루방은 영등 대왕 하르방입니다.
영등 대왕은 영등 할머니가 바람을 뿌리며 제주의 새봄을 준비하는 동안 그 긴 겨울을 지키는 외로운 대왕이라고 합니다.
세 하르방의 사연이 재미있습니다.
재미있는 세 하르방의 사연을 뒤로하고 조금 더 가다 보면 또 하나의 신기한 조각 하르방을 볼 수 있습니다.
희한하게도 바닷속 안에 조각이 있는데, 이 조각은 할머니의 착한 며느리 조각상입니다.
영등 할머니는 며느리를 질투하고 싫어합니다. 영등 며느리는 세지만 곧은 하늬바람 같은 신이라고 합니다. 며느리는 할망이 아무리 궂은 척해도 "예, 알았수다. 내가 잘못했수다"하며 할망의 기분을 맞춰줍니다.
착하고, 부지런하고, 어질고, 반듯한 영등 며느리는 바다에 들면 바당밭에 전복 소라 미역 전초 등 해초의 씨를 뿌려주는 좀녀의 여신이라고 합니다.
영등 며느리를 뒤로하고 조금만 걸어가면 제주도에 돌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이런 길을 만나게 됩니다. 바다에도 돌이 있고, 길도 돌로 만들어져 있고, 담장도 돌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일반 아스팔트 도로만 걷다가 돌바닥을 걷는 기분은 남다른 것 같습니다. 경치도 봐야 하고 조심도 해야 하니 항상 정신 차리고 걷게 끔 만들어 주는 길입니다.
올레길을 알려주는 표시 밑에 올레 소주가 있습니다. 바다가 아주 투명하고 저 멀리에 보이는 등대까지의 경치가 참 좋습니다.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는 참 특이하고 재미가 있는 동네라 올레길 17코스를 방문하면 꼭 들러서 천천히 살펴보시기를 추천합니다.